2025년, 기후변화의 영향이 우리 삶 곳곳에 침투하면서 전통 의학 분야인 한의학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예로부터 자연에 의존해 왔던 한약재는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많은 약용식물이 자생지를 잃거나 생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일부 한약재는 멸종 위기에 놓이거나 품질 저하, 수급 불안정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후 변화가 한약재에 미치는 영향, 멸종 위기에 처한 주요 약초,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대체 방안과 대응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기후 변화가 한약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기후 변화는 단순한 기온 상승 이상의 복합적인 환경 변화를 수반합니다. 강수량의 변동, 일조량 변화, 가뭄과 홍수, 새로운 병충해의 출현 등은 약용식물의 생태계를 크게 흔듭니다. 예를 들어 한약재로 잘 알려진 지황은 일정한 수분과 온도를 유지해야 제대로 자랍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이상고온과 국지적 폭우는 지황 재배 농가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2025년 현재, 농촌진흥청 보고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약초 중 30% 이상이 생육 부적합 지역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이는 기온 상승뿐만 아니라 자연 자원의 불균형 분포가 심화된 결과입니다.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던 약재들은 더 높은 고도로 밀려나거나, 해충 증가로 인해 자생지를 떠나야 하는 실정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약재 재배에 적합하던 강원도와 경북 지역에서도 더 이상 일부 약초가 자생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황기, 백출, 감초 등의 약초는 여름철 장마의 집중화와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인한 휴면기 실패 등으로 품질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의사들은 약재의 기원지나 효능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이며, 더불어 소비자들도 약재의 품질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면서 한약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의학계와 농업계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전략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한약재 공급을 위해 품종개발, 스마트팜 기술 도입, 재배지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주요 약초와 그 이유
기후 변화가 한약재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몇몇 중요한 전통 약초가 실제 멸종 위기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산삼, 천마, 당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약초는 서늘하고 청정한 환경에서 자생해야 효능을 제대로 갖출 수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러한 환경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산삼은 한국에서 자생하는 고산지대의 특수한 기후와 토양 조건을 필요로 하는데, 202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자생지 면적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산삼 자생지는 10년 사이 35% 감소하였으며, 이로 인해 야생 산삼은 사실상 거의 채취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천마 또한 기생식물의 특성상 일정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특정 균류가 존재하는 환경이 필수인데, 이러한 복잡한 생태 조건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농가에서도 더 이상 천마를 지속적으로 재배하기 어려워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는 병해충의 증가를 가져오며 백작약, 석창포 등 전통적으로 자생하던 약초들도 점점 고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평균 기온이 1도만 상승해도 약용 성분의 농도가 급감하며 효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멸종 여부뿐만 아니라, 품질 저하 자체도 한약재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대체 방안 및 지속 가능한 한약재 확보 전략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배지를 옮기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한약재 확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기후 적응력이 높은 약초 품종 개발입니다. 국내 여러 연구기관은 기존 전통 약재보다 내열성과 병충해 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 현재까지 기후강건 약초 10종이 실험 농장에서 안정적인 생육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팜 기술의 도입도 큰 전환점이 되고 있습니다. 수분, 온도, 광량 등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실내 재배 시스템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약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맥문동, 결명자 등의 실내 재배 성공 사례가 농림부 보고서에 등재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한약재 전문 스마트팜 단지 조성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희귀 약초의 공동 보존 및 자원 공유 체계 구축도 논의 중입니다. 한국은 2025년 현재 세계한의학연맹과 협약을 체결하여 기후 위기 공동 대응 약초은행(Seed Bank)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약재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소비자 또한 변화된 인식이 필요합니다. 전통이라는 이름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재배 방식과 대체 약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이를 통해 기후 변화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한약 사용 문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우리의 전통 의학과 생활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한약재를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해주기 위해선 과학적 대응과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한약재를 쓰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